|
파주 양액장미농가 영농보상 제외에 눈물
농업인들 “한국토지주택공사, 탁상행정” 한 목소리
파주시 교하읍에서 35년째 장미농사를 짓고 있는 강대갑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해당 지역 택지개발을 하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파주직할사업단에서 강대갑 씨의 농사에 대해 영농보상이 아닌 영업보상을 해 준다는 통보를 했기 때문이다. 즉 LH는 강대갑 씨의 장미재배를 ‘농사로 보지 않는다’고 말 한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LH파주직할사업단은 경기도 파주시 교하 일대를 포함한 운정3지구가 개발지구로 포함되면서 보상을 위한 준비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지구에는 강대갑 씨 뿐만 아니라 17개 농가가 양액장미를 재배하고 있다. LH는 이들 농가에 대해 영농보상이 아닌 영업보상을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는 LH가 장미양액재배는 지력을 이용하지 않으므로 영농보상에 해당되는 농사가 아니라고 정했기 때문이다. LH는 지난 2011년에 국토해양부에 ‘농지의 지력을 이용하지 않는 버섯재배사 부지의 영농보상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당시 국토해양부는 버섯재배사는 지력을 이용하지 않으므로 영농보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또한 LH는 버섯재배에 필요한 균사 배양처인 나무와 기타 배드는 거치대에 매달거나 하는 방법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토양을 이용한 농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니까 LH는 당시 국토부가 버섯재배사에 내린 유권해석을 장미양액재배에도 적용한 셈이다. LH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이용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등을 근거로 보상에 해당되는 것은 농작물 경작지 또는 재배지라고 분명히 했다.
LH의 꼼수인가?
강대갑 씨와 17개 농가는 반발했다. 장미양액재배는 버섯재배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버섯과 달리 양액재배는 암면과 펄라이트 등 일반 토양과 비슷하며 다만 효율적인 영농을 위해 배드 위에 재배하는 농법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양액재배는 이제 일반화 된 영농 형태으로 비단 꽃뿐만 아니라 파프리카, 딸기 등도 양액으로 재배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강대갑 씨는 “LH는 장미 시설을 옮길 경우 다시 심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는 모양인데 장미를 다시 심고 키우기 위해서는 1~2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전 같은 품질을 보장할 수도 없다. LH가 장미양액 농사에 대해 영농보상이 아닌 영업보상을 해 주다는 것은 농사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처사”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영농보상과 영업보상의 금액차이가 크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연간 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농가에 대해 영농보상을 할 경우 1억6000만 원이지만 영업보상액은 5000만 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강대갑 씨와 LH파주직할사업단을 방문한 사단법인 한국절화협회(회장 이만백) 홍영수 국장은 “영농보상의 핵심은 토지를 수용당한 농업인이 다시 농사를 효율적으로 짓게 하는 것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으로 정해서 토지와 시설, 그리고 영농행위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것 아닌가? 강대갑 씨와 해당 지역 화훼농업인 17명은 수 십 년 째 그 지역에서 장미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자식 같은 땅을 수용당한 것도 억울한 차에 LH는 국토해양부에서 버섯재배에 대해 내린 유권해석 하나만을 놓고 ‘당신의 장미 농사는 인정할 수 없으니 영업보상을 받으라’고 한다면 누가 수긍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강대갑 씨와 화훼농업인들은 현재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LH파주직할사업단의 논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